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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정보

자소서, 어떻게 써야 할까 (자소서의 핵심 원칙 #2 - 잘 쓰고 싶다면 자료 조사부터 해라)

by 청게사장님 2023. 3. 16.

 

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저번에 포스팅했던 "1. 관점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에 이어서 다음 2번 항목, "잘 쓰고 싶다면 자료 조사부터 해라"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1. 관점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2. 잘 쓰고 싶다면 자료 조사부터 해라

3.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4. 과거와 관련된 자소서 항목

5. 현재와 관련된 자소서 항목

6. 미래와 관련된 자소서 항목

 

2. 잘 쓰고 싶다면 조사부터 해라

 

 앞 장에서 자소서는 논리로 설득하는 글이라고 했습니다. 논리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을 논증이라 합니다. 논증은 주장과 이유, 그리고 근거로 구성됩니다. 말하고 싶은 핵심 요점, 즉 주장을 이유와 근거로 뒷받침하는 것이 논증입니다. 이유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고, 근거는 사실로 이유를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자소서 작성을 위해 가장 먼저 자료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이 근거를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왜 근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죠? 기업이 자소서에 나와있는 내용의 진실성을 의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말로는 누구나 구글이나 애플에서 서로 데려가고 싶어 하는 인재임을 어필할 수 있죠. 하지만 그런 자소서를 믿어줄 기업은 없습니다. 비현실적인 경력과 경험은 마이너스만 됩니다. 차라리 이 사람이 얼마나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는지, 입사하려는 동기가 절실한지 그 진정성을 보여주는 편이 낫습니다. 자료 조사를 충실히 하게 되면 그 자소서는 진솔한 자소서가 됩니다. 인사 담당자는 그런 자소서를 한눈에 알아보고 좋은 점수를 줍니다. 신입사원의 퇴사율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진실성이 담겨있는 자소서는 지원자가 얼마나 오래 일할 것인지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 때문이죠.

 자료 조사를 충실히 했을 때 얻는 이점은 또 있습니다. 바로 구체성이죠.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자소서일수록 좋은 점수를 받습니다. 구체적인 자소서는 진실성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반면 무난하고 상투적인 자소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이미 말했듯이, 상투적인 자소서일수록 우리 회사의 특수성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어디에나 어울릴 만한 흔한 자소서가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범한 자소서 하나 가지고 내용만 살짝 수정해서 이곳저곳에 돌려쓰는 취업 준비생은 어디에 지원해도 다 탈락하기 마련입니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최소한의 자료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우선 써 내려가기 바쁩니다. 어디서 주워들은 말, 초고를 빨리 쓰고 퇴고를 자주 하란 말 때문이죠. 물론 대부분의 작가들이 초고를 가급적 빨리 써내려 간 다음에 퇴고에 공을 들이는 것은 맞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하지만 최소한의 구상과 자료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노트북 앞에 앉는 작가는 없습니다. 혹 있다 해도 소설이나 수필 같은 문학 작가에 해당될 뿐이죠. 앞서 글쓰기는 공감적 글쓰기와 논리적 글쓰기 두 종류로 구성된다고 했죠? 거칠게 말하면, 문학은 공감을 이용한 글쓰기이고, 비문학은 논리를 이용한 글쓰기입니다. 자소서는 논리를 이용하는 비문학 글쓰기에 해당되죠. 그래서 자소서를 쓰려면 자료 조사부터 해야 합니다.

 그동안 쓰던 방식을 버리고, 한 번만 다르게 써 보는 겁니다. 맞춤법과 세련된 표현에 공을 들이기보다, 자료를 조사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더 투자하는 겁니다. 글의 수준이 이전과는 차원이 달라질 겁니다. 충실한 자료 조사를 통해 완성한 초고 자체의 수준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죠. 수정 횟수도 줄어들 겁니다. 이미 탄탄한 근거와 논리를 확보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 문장을 쥐어짜 내려 머리를 쥐어뜯을 필요도 없고, 결과적으로 쓰는 시간은 더 단축될 겁니다. 사람은 배경지식(스키마)이 없으면 생각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우리 뇌는 기존의 정보를 활용해 생각을 발전시키는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자소서 쓰기가 힘들었던 사람은 그동안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 하다 보니, 너무나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자소서를 써왔던 겁니다.

반면 나와 기업에 대해 자료 조사를 충실히 하면, 기업이 좋아할 만한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오게 됩니다.

1.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된 글

2. 정량적으로 측정될 수 있는 단계나 목표

3. 구체적이고 유기적인 경험

4. 회사가 실제로 하는 사업과 연계된 경험과 지식

 이렇게 자소서를 쓸 때는 항상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수치나 정보로 표현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나와 기업에 대한 자료 조사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담을 수 없는 것들이죠. 사기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재상과 가치관에 대해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 근거를 충실하게 만들어주는 첫 시작이 바로 자료 조사 단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참고 자료(Raw Data)를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다음 단계부터가 훨씬 쉬워져요.

 우선 ‘나’에 대한 조사부터 봅시다. 기업이 흔히 묻는 것 중에 하나가 성장 과정입니다. 그러면 순진한 취준생들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성장 과정을 시간 순으로 구구절절 나열하죠. 레퍼토리도 비슷합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본받아 성실하게 살아왔고~’ 같이 상투적인 문장으로 시작하죠. 심지어 부모님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자기소개서도 많습니다. 자소서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글입니다.

 기업이 성장 과정을 물어보는 이유는 입사 후의 조직 적응력, 업무 추진력, 대외관계 등을 유추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부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성장 과정 또한 기업과 어울릴만한 것으로 선별해야 하죠. 내가 지원하는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기억 속의 일회적인 사건, 행복한 기억, 느낀 점을 나열하거나 ‘언제 무슨 일을 했고~’라는 식으로 자기 인생을 연대기 순으로 적으면 안 됩니다. 우선 지원 기업과 부합하는 가치관을 한 가지 선택하고, 그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 경험 두세 가지를 골라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자소서 기한이 임박했을 때 급하게 쓸 수 없는 것들입니다. '나'를 조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학창 시절이나 대학 생활의 경험, 경력 사항, 실패 또는 성취 경험, 성격의 장단점을 물어보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와 원하는 회사가 있을 겁니다. 그 방향성에 걸맞은 에 대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 고민해 보세요. 시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요. 시간을 두고 진지하게 써 내려가다 보면 라는 사람의 방향성이나 가치관, 패턴이 보이고 그것들에 뒤따르는 경험 사례들이 떠오를 겁니다. 그 경험과 방향성이 우리 회사의 인재상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업이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겁니다.

 자신에 대한 참고 자료를 정리하지 않은 사람은 매 자소서마다 내용을 새로 써야 합니다. 일관성도 없고, 머리도 아프고, 시간도 오래 걸리죠. 하지만 이미 나에 대한 Raw Data가 쌓여 있는 사람은 그때그때 자료에서 기업과 어울릴만한 몇 가지를 뽑아내서 쓰면 됩니다. ‘라는 사람을 내가 확실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경험과 가치관이 다른 가상의 인물을 매번 지어낼 필요 없이 더 진솔한 자소서를 쓸 수 있죠. 자소서를 아무리 잘 썼더라도 다른 항목과 가치관이 충돌하는 글을 쓴 사람은 나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관성이 없는 자소서는 채용 담당자의 눈에 들지 못합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죠.

 그다음으로 할 일은 기업에 대한 Raw Data를 모으는 겁니다. 기업의 고유문화,, 핵심 인재상, 요구 역량, 회사의 역사, 현재와 미래의 경영 전략, 주력 분야, 기업의 부족한 점, 회사의 비전 같은 것 들입니다. 지원자가 기업의 정체성과 핵심 사업을 언급하면 그만큼 우리 기업에 대해 관심이 크다는 인상을 줍니다. 인사 담당자는 지원자가 우리 기업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것들을 인지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자소서 항목을 구성합니다. 지원 동기가 그 대표적인 예죠. 하지만 많은 지원자들이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우연히 ~를 접하게 되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같이 애매한 동기를 늘어놓습니다. 그런 자소서는 기업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철저히 자신의 입장에서만 쓴 자소서입니다. 사실은 우리 기업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들어진 질문인데도 말이죠. 자소서는 철저히 기업 입장에서 써야 한다는 점, 항상 잊지 말길 바랍니다.

 기업에 대한 Raw Data를 모으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중소기업도 홈페이지에 기업의 비전과 추구하는 가치, 연혁, 사업 분야를 기재해 놓습니다. 대기업들은 더 그러하고요. 그런 정보들은 자소서를 쓸 때 훌륭한 참고 자료가 됩니다. 물론 기업 홈페이지 말고도 정보를 얻는 방법은 많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라면 취업 카페와 뉴스 기사, 회사 홍보자료, 채용 사이트 등을 통해 기업의 경영과 가치에 대해 대략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통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기업의 미래 전략입니다. 기업의 최대 관심사는 생존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관심을 가져야 할 사업 영역에 대해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자소서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알아보겠지만,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는 이유는 미래에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떤 기업도 신입사원이 당장 성과를 낼 거라고 믿지 않아요. 그럴 거라면 사회초년생인 신입을 뽑을 것이 아니라 경력직을 뽑아야죠. 자소서는 미래에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회사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기업 입장에서 가장 뽑고 싶은 사람입니다. 기업의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게 나와 기업에 대한 데이터를 모았다면, 그다음은 둘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야 합니다. 기업이 바라는 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나만의 경험과 생각, 역량을 찾는 것이죠. 그렇게 찾아진 공통점을 토대로 하여, 본격적으로 자소서를 써나가면 되는 겁니다. 이렇게 준비된 상태로 자소서를 쓰게 되면, 무작정 써 내려가는 것보다 훨씬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자소서를 쓸 수 있습니다. 나는 한 번도 글을 써보지 않아서 문장이 엉망진창이라고 자책하는 사람은 사실' Raw Data'도 제대로 모으지 않고 무작정 써나갔기 때문에 자소서가 부실한 겁니다. 아무리 여러 번 써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사실 문장력의 문제가 아니라 논리력의 문제였다는 거죠. 참조 자료가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글쓰기 실력이 부족해도 Raw Data가 충실한 사람은 훨씬 쉽게 꽤 그럴싸한 자소서를 쓸 수 있습니다. 자소서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게 왜 중요한지, 이제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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