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번 글에서 2번 항목, "잘 쓰고 싶다면 자료 조사부터 해라"에 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다음 3번 항목,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자신을 뽑도록 인사담당자를 설득하려면 우선 설득하는 법을 아는 것이 먼저기 때문입니다.
1. 관점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2. 잘 쓰고 싶다면 자료 조사부터 해라
3.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4. 과거와 관련된 자소서 항목
5. 현재와 관련된 자소서 항목
6. 미래와 관련된 자소서 항목
3.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이번 장에선 인사 담당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앞서 글쓰기란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고, 자소서는 그중 논리적인 글쓰기에 해당된다고 말했습니다. 자기소개서라고 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선 안 됩니다. 철저히 기업의 입장에서 쓰는 것이 자소서의 핵심이죠. 인사팀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나를 뽑아야 할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는 것, 그 대원칙만 지키면 자소서에서 탈락할 일은 없다는 것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소서 쓰는 게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글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첫 문장을 시작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자소서의 개요를 작성하는 것도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말하려는 바를 이해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비교적 단기간에 충분히 좋은 자소서를 쓸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이 하는 말에 따르면, 무언가를 할 때 원리를 이해하고 시작하면 무작정 하는 것보다 실력이 훨씬 빨리 는다고 해요. 그런 이유에서, 자소서의 원칙이 무엇인지 말하는 것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자소서는 논리적인 글쓰기에 해당합니다. 근거를 제시해서 자신을 왜 채용해야 하는지 면접관을 설득해야 하죠. 이를 바꿔 말하면, 자소서의 각 항목은 왜 자신을 뽑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스스로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사람을 선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래서 자소서는 대개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항목으로 구성됩니다. 평범하고 뻔한 질문 속에서 얼마나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는지 평가하는 거죠. 기업 입장에선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뚜렷이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뽑고 싶은 게 당연합니다. 그런 사람은 미래에 대한 비전도 뚜렷해서 나중에 성과를 낼 확률도 높기 때문입니다.
자소서의 질문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그 질문을 재해석 및 재정의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여행사에서 ‘고객의 관점에서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기술하시오’라는 항목을 물어봤을 때, 답할 수 있는 주제 자체는 뻔합니다. 여행사니까 당연히 고객을 향한 ‘서비스 정신’ 이죠. 여행사가 그걸 몰라서 묻는 게 아닙니다. 서비스 정신을 함양하게 된 계기나 경험이 있는지, 실제 ‘서비스 정신’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고, 어떻게 서비스 정신이 위협받고 극복될 수 있는지, 지원자가 서비스 정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은 겁니다. 이를 통해 이 사람이 힘든 업무 속에서도 서비스 정신을 발 휘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알아내려는 것이 질문의 진짜 의도죠.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왜 중요한지 알겠죠?
그렇다면 지원자는 여행사에 대한 Raw Data와 나의 경험을 매칭 시켜 공통점을 뽑아내고, 결과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에 대한 구체적인 성격이나 특징을 추출해 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경험과 가치관에 의해 새롭게 재해석된 서비스 정신을 말해보라는 것이 질문의 요지죠. 위 질문은 실제 하나투어에서 물어본 자소서 항목입니다. 하나투어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최소 한 가지씩은 이렇게 추상적이고 평범한 질문을 구성합니다. 그런데 질문의 의도를 모르는 지원자들은 ‘아싸, 이번 건 쉽구나’ 하고 재빠르게 써내려 갑니다. 사실 재정의 와 재해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 어려운 것인데 말이죠.
자소서를 통해 지원자의 생각을 물어봤다면, 기업이 관심 있어하는 또 한 가지는 지원자의 비전 또는 목표입니다. 기업은 취직하고 난 후 아무런 목표와 계획도 없는 지원자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지원자는 단순하고 제한된 업무만 할 뿐, 회사에 핵심적인 기여를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업은 항상 취업하고 난 후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물어봅니다. 그게 꼭 '입사 후 포부'나 '지원 동기' 같은 키워드로 제시되지 않아도, 질문 의도를 꼼꼼히 살펴보면 결국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는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의 문제로 환원되는 항목이 꼭 있습니다. 그런 의도에 해당되는 항목을 꼭 찾아내고, 자신이 비전과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꼭 보여줘야 해요. 그런 사람을 찾기 위해 기업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수많은 자소서를 읽어보는 거거든요.
비전과 목표는 나중에 ‘미래’ 챕터에서 설명할 것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살펴볼 점은 자신이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걸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그 근거에 관해서입니다. 논증은 주장과 이유, 근거로 구성된다고 했죠? 앞에서 자신을 뽑아야 할 이유는 곧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고, 그 생각을 잘 드러내기 위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재정의와 재해석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근거는 어떻게 드러내야 할까요? 핵심은 ‘정량화’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내는 것이죠. 정량화. 공기업의 NCS 자소서에선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모든 경험과 활동을 정량화하는 겁니다. NCS만큼은 아니지만 사기업의 자소서에서도 목표와 계획, 경험과 활동을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될 수 있도록 정량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업은 자기소개서에 왜 구체적인 수치를 요구할까요? 답은 이미 말씀드렸 습니다. 기업은 자소서의 진실성을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정량화된 수치는 구체성을 담보해 지원자의 진실성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그래서 비전과 목표, 경험을 쓸 때는 항상 구체적이고 정량화된 수치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목표와 계획, 생각 등 미래와 관련된 모든 것을 비전이라 부르겠습니다. 비전은 항상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것이어야 하고, 범위가 명확해야 합니다. 명확한 비전을 드러내기 위해선 정량적인 개념, 구체적인 지역, 제품 및 서비스의 이름, 숫자가 들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비전을 물어보는 대표적인 항목인 ‘입사 후 모습’은 입사 후 1년 후, 5년 후 같이 숫자로 과정을 나누거나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하여 구체적인 성취 계획을 드러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명확한 수치로 표현될 수 있는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입사원에게 불가능한 비현실적 목표를 드러내기보다,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와 계획을 제시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본인이 성장할 것이라는 신뢰를 주어야 합니다. 채용 담당자는 구직자에게 멋들어진 포부와 백골이 진토 되는 충성심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수립하고 잘 지킬 수 있는지 주목할 뿐입니다.
왜 그럴까요? 회사는 당장의 업무 능력을 보기도 하지만 직원의 발전 가능성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신입사원에게 당장 큰 기대를 가지지 않는다고 말했죠? 사실 기업이 자소서에서 정말로 평가하고 싶은 것은 발전 가능성입니다. 비전을 물어보는 것은 그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그 ‘발전 가능성’이란 게 참 양면적인 말입니다.
정말로 안타깝고 비정한 말이지만, 여러분이 그토록 노력해왔던 많은 것들은 막상 일을 시작하게 되면 쓸모가 없어집니다. 실제 일을 하다 보면 눈칫밥과 모나지 않은 성격, 잔머리와 센스, 까라면 까는 마인드가 직장 생활에 더 유용할 때가 많아요. 직장인의 비애죠.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협업 및 팀워크 능력과 인재상, 가치관 것을 물어보는 겁니다.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요. 직무 능력은 그다음입니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에요. 스펙은 평균만 지나면 되고, 잡다한 자격증이나 경험이 별 쓸모가 없다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대기업 합격자의 평균 스펙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스펙은 평균만 맞추고 자소서와 면접에 공을 들이는 게 훨씬 현명한 전략입니다.
이야기가 잠시 딴 데로 샜네요. 어쨌든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비전을 물어보는 것이며, 그 비전은 구체적인 수치로 정량화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 구체적인 수치로 근거를 드러내서 채용 담당자를 설득할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자소서의 핵심 원칙을 이야기했으니까, 이제는 글쓰기 스킬의 관점에서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자소서 항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질문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죠? 의도를 잘 파악했다면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유와 근거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이유란 생각, 정확히 말해 핵심 생각이 되는 것이고 근거는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뒷받침 문장이 됩니다. 자소서에는 핵심 생각, 즉 요지가 글의 맨 앞부분에 시작되어야 합니다. 물론 요지가 뒷부분에 나올 수도 있지만 자소서에서는 항상 핵심을 먼저 드러내고 근거로 생각을 뒷받침하는 방식이 더 낫습니다.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자소서를 읽어야 합니다. 그럴 때 핵심을 먼저 이해하는 방식이 정신적인 피로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핵심을 먼저 드러내고 뒤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글쓰기 방식을 두괄식이라 합니다.
사람들은 긴 글을 전부 집중해서 읽을 시간과 여유도 없습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성격이 급하기 때문에 결론부터 먼저 알기를 원하죠. 뉴스와 보고서에서는 항상 핵심적인 주장이나 생각을 먼저 드러내는 두괄식이 쓰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소서도 핵심 생각을 드러내는 문장이 맨 처음에 나타나야 해요. 그래야 읽는 사람 입장에서 이해도 쉽고, 쓰는 사람 입장에서 쓰기도 편하거든요.
제목을 넣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꽤 많은 취준생들이 자소서에 제목을 넣지 않습니다. 제목을 쓰지 말라고 말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제목은 자신의 자소서를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수단입니다. 본문에서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내용을 넣으면 안 되지만, 유일하게 감성적인 글쓰기가 허용되는 것이 제목입니다. 마케팅이나 광고의 글귀처럼, 짧은 문장이나 표현으로 감성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죠. 그러니 제목에서만큼은 객관적이고 딱딱한 문장보다는 주관적인 표현을 써도 됩니다. 글의 첫 문장보다 더 효과적으로 채용 담당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게 제목이기 때문에, 글 전체의 핵심을 드러낼 수 있도록 제목을 써 보세요. 다만, 글의 요지와 어긋나서는 안 됩니다.
꿀팁 몇 가지를 더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글은 명사보단 동사 위주로, 즉 서술어 위주로 써 보세요. 쉽게 익히는 자소서가 가장 좋은 자소서입니다. 수천, 수만 장의 자소서를 읽어야 하는 채용팀에게 쉽게 읽히는 글은 더욱 절실하죠. 그들도 빨리 퇴근하고 싶습니다. 채용 담당자들은 쉽게 읽히지 않는 글은 다 읽지도 않고 넘겨 버립니다. 글의 수준이 진정성을 반영한다고 보기 때문이죠. 저도 어느 정도는 동의합니다. 어떻게 하면 쉽게 읽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요? 경험상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문장을 동사 위주로 풀어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절실함이 있습니다’는 ‘절실합니다’로, ‘관심을 함양’ 은 ‘관심을 키웠습니다’ 같이 명사보단 동사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글을 명사 위주로 쓸수록 논리의 흐름이 꼬이고, 추상적이고 모호해지며, 어려운 한자식 표현을 남발하게 됩니다. 문장의 요지와 이해를 결정하는 것은 동사입니다. 그래서 서술어는 가급적 구체적인 행동이나 생각을 드러내는 동사 형태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문장은 생각의 흐름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편이 훨씬 읽기가 좋습니다. 우리는 글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기 때문에 생각의 흐름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갑니다. 형용사를 줄이고 문장을 주어와 동사 위주로 쓰면 자연스럽게 문장의 흐름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유려하게 흘러갑니다. 그럼 읽는 사람도 훨씬 쉽게 읽을 수 있죠. 지금 제 글도 읽는 것이 어렵지 않죠? 가급적 쉬운 단어 위주로 써서 그런 것도 있지만 문장을 서술어 위주로, 특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논리의 흐름이 이어지도록 문장을 구성해서 그렇습니다.
물론 그렇게 쓰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글은 쉽게 쓰는 것이 가장 어렵고, 어렵게 쓰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글을 쉽게 쓰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책을 읽어보고 많이 써봐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 시간이 없죠. 당장 자소서를 써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소서 책들은 문장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면 주술 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관계있는 것끼리 단어를 가까이 배치하라고 합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국문학과를 나온 사람이 아니라면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이 쓴 문장을 속으로 여러 번 읽는 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러 번 자주 읽어보고 뭔가 어색하고 이질감이 든다면, 문장 구조가 이상하게 꼬여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럴 땐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처럼 구어체로 문장을 재구성해 보고, 다시 자주 읽어 보세요. 유시민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처럼 들리는 글이 가장 좋은 문장입니다.
글은 문단 차원에서도 중요합니다. 문단을 잘못 구성하면 문장도 어긋나거든요. 많은 지원자들이 문단의 중요성을 모른 채 자소서를 씁니다. 문장은 잘 쓴 문장과 못 쓴 문장이 확연히 눈에 보이지만, 문단 간의 연결과 글 전체의 통일성이 어긋난 건 알아채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단은 핵심 생각, 즉 요지의 최소 단위입니다. 글의 주제를 찾는 게 중요하단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죠? 문단은 글의 전체 주제를 뒷받침하는 소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단 자체가 하나의 소주제가 되면서 동시에 전체 주제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죠. 문단 자체가 ‘~왜냐하면’을 말하며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래서 한 문단에는 오직 하나의 소주제만 담겨야 합니다. 그 소주제를 다시 뒷받침하는 것이 각각의 문장들이고요. 여러 문장이 모여 하나의 작은 주제인 문단을 뒷받침하고, 다시 여러 문단들이 모여 글의 주제를 뒷받침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글은 결국 주장(~이다, 또는 ~해야 한다)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서의 문단(~왜냐하면)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글이란 결국 핵심 주제를 뒷받침하는 문단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독자를 잘 설득시키는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단을 잘 구성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아시겠죠? 그런데 문단을 잘 구성하기 위해선 개요를 먼저 구성해야 합니다. 개요를 아주 상세하게 짤 필요는 없습니다. 문단의 구성이 논리의 흐름에 따라 글의 핵심을 잘 설 설명하도록 대략적인 청사진만 그리면 됩니다. 개요는 생각의 흐름이 길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흐릿한 지도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하지만 각 문단에는 하나의 핵심 주제만 담겨있어야 하고, 그 핵심 주제가 개요에는 꼭 반영되어야 합니다.
또 한 가지의 팁이 있습니다. 기업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구체적인 키워드로 드러내세요. 지원자가 우리 기업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고 어떤 조사를 했는지가 구체적인 키워드로 문장에 나타나야 읽는 사람이 그 진정성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주제에 걸맞은 핵심 키워드를 찾아내서 자소서 항목에 걸맞게 녹여내세요. 분명히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소서를 쓸 때 가급적 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적의를 보이는 것들’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적’, ‘의’, ‘를’, ‘것’, ‘들’ 같은 조사를 습관적으로 반복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쓰지 말란 말이 아니에요. 쓰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도 여러 번 쓰는 걸 조심하라는 의미입니다. '적의를 보이는 것들'은 문장을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만들어 의미 파악을 힘들게 하거든요. ‘것’은 문장을 명사형으로 만들어 생각의 흐름이 막히게 만듭니다. 특히 일본식 표현인 ‘의’는 웬만하면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명사를 꾸미는 형용사도 줄일 수 있으면 줄이는 게 좋습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의미나 행동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하는데, 형용사를 지나치게 많이 쓰면 문장이 유려하게 흘러가지 못합니다.
별 의미가 없는데 습관적으로 쓰는 표현도 많습니다. ‘사실’ ‘~것이다’ ‘~에 관한’ ‘~에 기반한’ 같은 표현들은 자기도 모르게 반복하기 쉬우니, 유의하세요. 자소서는 간결하고 깔끔한 것이 최고입니다. 더도 덜도 말고 필요한 만큼만 쓰는 게 훨씬 좋습니다.
한국어보다 영어 문법을 더 열심히 배우다 보니 어색한 문법적 오류도 많이 보입니다. 대표적인 게 ‘~했었습니다’ 식의 표현입니다. ‘~했습니다’ 자체에 이미 과거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한국어는 영어처럼 과거의 더 과거인 대과거(had+p.p)식의 문법이 없습니다. 그냥 과거형으로 써도 문장이 어색하지 않아요. 단수와 복수도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습니다. 영어에선 ‘~여러 과목들’이라는 식으로 표현해야 하지만 한국어는 그냥 ‘여러 과목’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꼭 복수를 강조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단수 형태로 쓰세요. 읽어보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능동-수동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어는 능동과 수동을 엄격히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능동 형태로 써도 괜찮습니다. 서술어를 억지로 수동으로 쓰면 생각의 흐름이 막히고 진취적인 인상을 주기 힘들다는 점,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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